여드름을 유발하는 원인 7가지

타고난 바탕, 호르몬, 약, 식습관, 세안과 제품, 생활 리듬, 접촉과 환경을 들고 피부 위에 나란히 선 일곱 캐릭터 그림

피부과를 오래 다녀도 여드름이 또 올라온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어요. 그럴 때마다 같은 질문이 남았습니다. 도대체 이번엔 뭐 때문일까?

여드름의 원인을 찾는 일은 사건 수사와 닮았어요. 용의자는 여럿이고, 용의자마다 남긴 증거의 세기가 다릅니다. 오늘은 용의자 일곱 명을 한 줄로 세워 보려고 해요. 그리고 각자 얼마나 단단한 증거를 남겼는지 강, 중, 약으로 나눠 볼게요.

증거의 세기부터 정해 둘게요

  1. 강: 가이드라인이 명시했거나, 쌍둥이 연구와 대규모 유전체 분석이 받쳐 주는 경우
  2. 중: 무작위 시험이나 메타분석에서 일관된 연관이 보이지만, 관찰연구가 대부분인 경우
  3. 약: 작은 관찰연구뿐이거나, 결과가 엇갈리거나, 무작위 시험이 연관을 부정한 경우

줄을 세워 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와요. 강 등급 용의자는 유전, 안드로겐 과잉, 약물 셋뿐입니다. 우리가 집에서 바꿔 볼 수 있는 습관은 대부분 중이나 약에 머물러요.

1. 타고난 바탕

가장 단단한 증거를 남긴 용의자예요. 여성 쌍둥이 1,557쌍을 살핀 연구에서 여드름에 대한 유전 기여는 81%였어요(Bataille 2002). 가족 중에 여드름이 심했던 사람이 있다면 이 용의자가 이미 현장에 있는 셈이에요. 바꿀 수는 없지만, 습관으로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는 기준이 됩니다.

2. 호르몬과 몸

안드로겐 과잉은 강 등급이에요. 여기에 월경 전 악화도 이 영역에 들어갑니다. 여성 400명 중 44%가 월경 전에 여드름이 심해졌다고 해요(Stoll 2001). 월경이 불규칙하거나 여드름이 갑자기 심해졌다면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 보는 걸 권해요.

3. 먹는 약

어떤 약은 여드름과의 연관이 확립되어 있어서 강 등급이에요. 새 약을 먹기 시작한 뒤 갑자기 올라왔다면 의심해 볼 만해요. 다만 약을 스스로 끊지 말고, 그 약을 권한 의사와 먼저 이야기해 보세요.

4. 식습관

중 등급이에요. 관찰연구를 모은 메타분석에서 우유를 마시는 쪽의 여드름 연관은 OR 1.28이었어요(Juhl 2018). 연관은 보이지만 범인이라고 못 박을 정도는 아니에요. AAD 2024 가이드라인도 식이와 생활습관에 대한 권고는 내지 않았습니다.

5. 세안과 제품

약 등급이에요. 하루 1회, 2회, 4회 세안한 사람들을 비교했더니 서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어요(Choi 2006). 많이 씻는다고 덜 나는 건 아니었던 거죠.

6. 생활 리듬

이 용의자도 약 등급이에요. 18편을 모은 리뷰에서 수면과 여드름은 양방향으로 연관되어 있었어요(Samaniego 2025). 잠이 부족해서 여드름이 나는 건지, 여드름 때문에 잠을 설치는 건지 아직 갈립니다. 효과 크기도 보고되지 않았어요.

7. 접촉과 환경

마찰은 중 등급이에요. 37편, 29,557명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마스크 여드름은 31%였어요(Justin 2022). 볼과 턱처럼 무언가 자꾸 닿는 자리에 몰려 난다면 이 용의자를 먼저 떠올려 볼 만해요.

그래서 어디서부터 살펴볼까요

일곱 용의자는 두 무리로 나뉘어요.

  1. 습관으로 바꾸기 어려운 쪽: 타고난 바탕, 호르몬, 먹는 약
  2. 습관으로 실험해 볼 수 있는 쪽: 식습관, 세안과 제품, 생활 리듬, 접촉과 환경

앞쪽 무리가 유력하다면 혼자 애쓰기보다 전문의와 이야기하는 편이 빨라요. 뒤쪽 무리라면 실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요령은 한 번에 하나만 바꾸는 것이에요. 우유를 끊고, 세안 횟수를 바꾸고, 잠까지 한꺼번에 바꾸면 무엇이 효과였는지 알 수 없거든요.

각 용의자는 원인 편에서 하나씩 더 자세히 들여다볼게요.

내 용의자는 누구일까

일곱 명 중 누가 가장 유력한지는 사람마다 달라요. 같은 여드름이라도 범인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내 경우가 궁금하다면 40문항, 약 10분짜리 여드름 원인 리포트로 일곱 영역 중 어디가 높은지 먼저 확인해 보세요. 🔍

참고한 논문

  1. Bataille 2002, The influence of genetics and environmental factors in the pathogenesis of acne: a twin study of acne in women, The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2. Stoll 2001, The effect of the menstrual cycle on acne,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3. Juhl 2018, Dairy Intake and Acne Vulgar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78,529 Children, Adolescents, and Young Adults, Nutrients
  4. Choi 2006, A single-blinded, randomized, controlled clinical trial evaluating the effect of face washing on acne vulgaris, Pediatric Dermatology
  5. Samaniego 2025, Sleep Disturbances and Acne: A Comprehensive Review, Dermatology Practical & Conceptual
  6. Justin 2022, Facial dermatoses induced by face mask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Contact Dermatitis
  7. AAD 2024 가이드라인